| [DT 시론] IT 거버넌스 국제 표준화 |
황경태 동국대 경영대학 경영정보학과 교수
한국정보시스템감사통제협회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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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모스크바에서 개최된 ISO/IEC JTC1 SC7 총회에 참석, ICT 거버넌스 스터디그룹의 IT 거버넌스 표준수립 작업에 참여했다.
ISO/IEC JTC1은 ISO와 IEC(International Electrotechnical Commission)가 정보기술 분야의 표준 수립을 위해서 결성한 조인트 위원회다. 산하에 19개의 하위 위원회(SC)가 있는데 SC7은 소프트웨어 제품 및 시스템의 엔지니어링을 위한 프로세스, 지원 도구 및 기술에 관련된 표준의 제정을 맡고 있다.
ISO/IEC JTC1 SC7 밑에는 14개의 워킹그룹(WG)과 필자가 참여한 ICT 거버넌스 스터디그룹 등 임시조직이 있다. ICT 거버넌스 스터디그룹은 IT 거버넌스에 관련된 기존 표준/지침의 변경 또는 새로운 표준의 제정을 권고하기 위해 2006년 5월 설립, 2006년 10월 서울에서 개최된 회의에서 1차 대면 모임, 이번 모스크바 회의에서 2차 회의를 열었다. 이 그룹은 필자를 포함, 세계 17개국 30여명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 그룹은 IT 거버넌스 및 범위 정의, IT 거버넌스 표준 개발을 위한 원칙 식별, 국가별 IT 거버넌스 활동 검토, 관련 표준/프레임워크의 검토, ISACA(ITCI) 등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진행한다. 이 중 가장 중요한 작업 중 하나는 2006년 10월 패스트트랙(Fast Track)으로 상정된 호주의 AS8015 표준에 대한 논의였다. 국제 표준을 제정하는 일반적인 절차는 예비, 제안, 준비, 위원회, 질의, 승인, 발간 단계 등의 과정을 통해 평균 약 3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반해, Fast Track은 회원국 75%의 동의만 얻으면 국제 표준으로 제정된다. 2006년 12월에 제정된 ITSM 분야의 표준인 ISO 20000도 이러한 패스트트랙을 거쳐 제정됐다.
2005년 제정된 호주 표준은 이사진이 조직을 지원할 수 있도록 IT 활용에 대한 계획을 평가하고(evaluate), 방향을 제시하고(direct), 계획을 달성할 수 있도록 IT의 활용을 모니터링(monitor)하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있다. 프레임워크는 IT 거버넌스를 포함한 관련 용어의 정의, 원칙, 모델, 원칙 구현을 위한 조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국 대표단은 AS8015를 포함한 IT 거버넌스 개념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고, 아직 IT 거버넌스의 개념에 대한 혼란이 국내외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서 모든 위원들이 합의한 것은 IT 거버넌스는 분명히 IT 관리와는 주체, 관점, 세부화 수준 등에서는 다른 개념이라는 점이었다.
AS8015의 패스트트랙에 대한 각 국의 투표는 7월 2일 마감된다. 미국 대표단은 반대의 의견을 표명했다. 특정 국가/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표준은 국제표준으로 적절치 못하고, 여러 개념에 대한 명확성 또는 합의가 미흡해 아직 표준을 수용할 준비가 안 돼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으나 내심 MIT대학 피터 윌(Peter Weill) 교수가 주장하는 의사결정에 초점을 맞춘 접근방법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한국 대표단으로서 제안된 표준이 정의, 원칙, 모델만으로는 완전성이나 실무적 유용성이 미흡하지만, 혼재돼 있는 IT 거버넌스의 개념을 하나로 정의하는 측면에서는 유용성을 찾아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호주 표준은 IT 거버넌스의 정의에 대해 `조직의 이사진이 IT 부문의 효과성, 책임성, 준거성을 확보하기 위해 IT 관리(자)를 모니터링, 평가하고, 지휘하는 체계를 말한다'고 제시해 호응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IT 부문이 IT 거버넌스에 관련해 추진해야 하는 과제는 두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는 거버넌스의 중요성을 이사회/CEO들에게 교육하고 홍보하는 것이다. 이것은 IT 부문이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수행해야 할 과제다.
이와 함께 이사회/CEO가 IT 거버넌스의 구축을 요구하게 될 것에 대비해 ITSM,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EA), IT포트폴리오 관리, IT ROI, IT자산관리 등과 같은 IT 관리 체계의 확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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